Sunday, May 16, 2010
Friday, May 14, 2010
김유진씨, 안녕하세요? 멀고도 가까운 나라 호주에 사는 류은초 토끼 입니다.
"청소 해도 매일 똑같은 정도로 다시 지저분해지는 이 집구석도 싫고, 무얼 제대로 한 일도 없는데 계속 쉬고만 싶어하는 내 정신도 싫고" - 김유진
자꾸만 사람들에게 기대지 않는 법을 배우고 싶어져. 그리고 기대 하지 않는 법도.
어른이 된다는 것은 거짓말을 잘 하는 법을 배운다는 걸까? 아파도 안 아프다, 외로워도 안 외롭다. 올 해 초 부터 난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기 시작했어. 하나님의 존재가 희미했다기 보단 그 의 존재에 대해서 상관 하지 않았다고 하는게 더 정확할 것 같아. 그 없이도 나는 잘도 먹고 잘도 자고 잘 살아가는 데 뭐. 교회는 꼬박 꼬박 나갔어. 드럼을 연주 하니까. 그리고 부모님을 위해.
요새는 사람 만나는 게 귀찮아. 날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만 만나고 있어. 예전과 같이 않게. 인간 관계를 가꾸기 위해 꽤 못 본 사람들은 문자도 해가고 인터넷으로 안부도 전하고 그랬거든, 전엔.
꼭 우울하거나 그러진 않아. 아무에게 화 난 것도 아니야. 그저 길을 잃었는데 힘이 점점 떨어져서 그저 요새는 잠만 잔다. 월-금, 학교에 가고 금요일 저녁 6시부터 1시 반까지 알바 가고 주일에 교회 가고. 좀비야 좀비.
Brave New World를 읽고 있어. 뭐 읽고 있다고 하기 보단 읽기 시작했다고 하는 게 더 맞겠다. 고작 6페이지 정도 밖에 읽지 않았으니까. 아 그리고 김치가 자꾸 먹고 싶어. 옆 동네에 한국 식품점이 있는데 자전거 타고 가야해서 자꾸 귀찮아서 안가고 있어. 토요일엔 Gym에 가. 달리기를 하면 아무 것도 신경 안쓰게 되는게 좋아.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걸 습관으로 만드려고 해. 아 그리고 다음주 화요일에 피어싱 할꺼야. 윗 입 옆쪽에(http://www.theholegallery.com/MonroePiercing.jpg). 부모님께는 비밀. 아 그리고 남자친구랑 깨졌어. 한 달쯤 됬나. 일 년 정도 사귀었어. 그 저 물 흐름을 따른 것 뿐. 깨질 때가 되서 깨졌어. 사연을 더 듣고 싶다면 알려줘.
소포 보내려면 어느 주소로 보내야 해?
뭐 주섬 주섬 보내주고 싶어. 아 그리고 이건 친구로써 부끄러운 이야긴데, 어느 날짜를 생일로 치고 있어? 뭐 호적상으로든 어느거든 괜찮아. 네가 생일로 여기는 날짜를 알려줘. 멍청이 은초라서 미안!
난 너가 보고 싶어.
같이 맥주에 라면에 그렇게 먹고 또 떡볶이 또 먹고 싶어. 우동 국물도.
서울에 네가 좋아하는 뒷 골목들 같이 다니고 싶어.
예전처럼 초등학교 땡땡이 치고 수채화 물감으로 낙서하고 싶어.
늘어지게 감귤 까먹고 뜨뜻한 방에 배깔고 만화책 쌓아놓고 읽다가 지쳐 한 이불 아래 잠들고 싶어.
아 아니 근데 힙합바지는 다시 입고싶지 않아. 색 안경은 멋있다는 한 아래 다시 쓰고 싶어.
같이 인터넷 쇼핑 하고 싶어.
도서관 책 빌려다 읽고 근데 연채료는 싫음.
너네 집 옆 짜장면 시켜서 또 덤으로 오는 군만두 좋아.
재밌는 한국 쇼들 많이 보고 많이 같이 웃고 싶어.
오백원 짜리 알 뽑기 하고 싶어. 미키랑 헬로 키티랑 피카츄랑 나오면 좋겠어.
아 그리고 그거 다른 뽑기도 있잖아. 설탕 녹여가지고 하는거. 그거도 다시 하고싶어. (어디에서 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어? 한국 오면 하고싶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