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day, May 14, 2010

김유진씨, 안녕하세요? 멀고도 가까운 나라 호주에 사는 류은초 토끼 입니다.

"청소 해도 매일 똑같은 정도로 다시 지저분해지는 집구석도 싫고, 무얼 제대로 일도 없는데 계속 쉬고만 싶어하는 정신도 싫고" - 김유진





자꾸만 사람들에게 기대지 않는 법을 배우고 싶어져. 그리고 기대 하지 않는 법도.

어른이 된다는 것은 거짓말을 잘 하는 법을 배운다는 걸까? 아파도 안 아프다, 외로워도 안 외롭다. 올 해 초 부터 난 하나님의 존재를 의심하기 시작했어. 하나님의 존재가 희미했다기 보단 그 의 존재에 대해서 상관 하지 않았다고 하는게 더 정확할 것 같아. 그 없이도 나는 잘도 먹고 잘도 자고 잘 살아가는 데 뭐. 교회는 꼬박 꼬박 나갔어. 드럼을 연주 하니까. 그리고 부모님을 위해.

요새는 사람 만나는 게 귀찮아. 날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들만 만나고 있어. 예전과 같이 않게. 인간 관계를 가꾸기 위해 꽤 못 본 사람들은 문자도 해가고 인터넷으로 안부도 전하고 그랬거든, 전엔.

꼭 우울하거나 그러진 않아. 아무에게 화 난 것도 아니야. 그저 길을 잃었는데 힘이 점점 떨어져서 그저 요새는 잠만 잔다. 월-금, 학교에 가고 금요일 저녁 6시부터 1시 반까지 알바 가고 주일에 교회 가고. 좀비야 좀비.


Brave New World를 읽고 있어. 뭐 읽고 있다고 하기 보단 읽기 시작했다고 하는 게 더 맞겠다. 고작 6페이지 정도 밖에 읽지 않았으니까. 아 그리고 김치가 자꾸 먹고 싶어. 옆 동네에 한국 식품점이 있는데 자전거 타고 가야해서 자꾸 귀찮아서 안가고 있어. 토요일엔 Gym에 가. 달리기를 하면 아무 것도 신경 안쓰게 되는게 좋아. 일주일에 한번씩 가는 걸 습관으로 만드려고 해. 아 그리고 다음주 화요일에 피어싱 할꺼야. 윗 입 옆쪽에(http://www.theholegallery.com/MonroePiercing.jpg). 부모님께는 비밀. 아 그리고 남자친구랑 깨졌어. 한 달쯤 됬나. 일 년 정도 사귀었어. 그 저 물 흐름을 따른 것 뿐. 깨질 때가 되서 깨졌어. 사연을 더 듣고 싶다면 알려줘.



소포 보내려면 어느 주소로 보내야 해?

뭐 주섬 주섬 보내주고 싶어. 아 그리고 이건 친구로써 부끄러운 이야긴데, 어느 날짜를 생일로 치고 있어? 뭐 호적상으로든 어느거든 괜찮아. 네가 생일로 여기는 날짜를 알려줘. 멍청이 은초라서 미안!



난 너가 보고 싶어.

같이 맥주에 라면에 그렇게 먹고 또 떡볶이 또 먹고 싶어. 우동 국물도.

서울에 네가 좋아하는 뒷 골목들 같이 다니고 싶어.

예전처럼 초등학교 땡땡이 치고 수채화 물감으로 낙서하고 싶어.

늘어지게 감귤 까먹고 뜨뜻한 방에 배깔고 만화책 쌓아놓고 읽다가 지쳐 한 이불 아래 잠들고 싶어.

아 아니 근데 힙합바지는 다시 입고싶지 않아. 색 안경은 멋있다는 한 아래 다시 쓰고 싶어.

같이 인터넷 쇼핑 하고 싶어.

도서관 책 빌려다 읽고 근데 연채료는 싫음.

너네 집 옆 짜장면 시켜서 또 덤으로 오는 군만두 좋아.

재밌는 한국 쇼들 많이 보고 많이 같이 웃고 싶어.

오백원 짜리 알 뽑기 하고 싶어. 미키랑 헬로 키티랑 피카츄랑 나오면 좋겠어.

아 그리고 그거 다른 뽑기도 있잖아. 설탕 녹여가지고 하는거. 그거도 다시 하고싶어. (어디에서 할 수 있는지 알아낼 수 있어? 한국 오면 하고싶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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