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October 28, 2010

관계

아마도 2011년의 1월, 2월은 한국에서 보내게 될 것이다. 거의 2년만의 방문이라 어색한 기분이 든다. 요즘의 한국은 어떠한 꿈을 꾸고 어떠한 목소리로 무슨 말을 하며 살아갈까. 십대인 내가 본 한국은 회색이고 숨 막혔다. 모두가 이유도 없이 아팠다. 이십대인 내가 본 한국은 어떤 모습일까.

나는 사랑이라는 단어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내가 사랑하는 것들은 무엇이지.

1년 정도 사귀던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많은 기체적인 두리뭉실한 생각 들이 머리 속에 많이 떠다니고 있는 것 같다. 어떤 사람과 관계를 만들게 되면 그 관계에는 이름이 붙는다. 친구, 선배, 애인, 직장 동기...... 그리고 그 이름에는 적당한 책임과 기대와 대가가 따른다. 당신이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에게는 적당히 그 관계에 따른 지위에 맞는 적당한 태도가, 동기라 부르는 사람에게는 그에 따른 적당한 태도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이름에는 힘이 있는 것이다. 한 번 누군가에게 관계의 이름을 지어 주면 당신이 꼭 그렇게 느끼지 않아도 그 이름은 다시 잘 흐려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그 이름이 지어지지 않은 애매한 상태가 흥미있다고 생각한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왜냐하면 한 번 시작하면 끝이 오니까.

틀에 박힌 책임들에 이질감을 느낀다. 너는 나의 __ 니까 우리는 서로 __ 해야 하고 __한 감정을 유지해야 한다. 다른 사람들도 종종 이렇게 느끼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전에 이런 말을 들은적이 있다.

"사랑 할 수 없을 것 같아서 사귀지 못하겠다."
"누구랑 사귀면 사랑해야 해?"
"물론이지."

사랑이란 단어를 들으면 내 어머니의 희생이 떠오른다.
나의 관계에 따른 책임에 대한 이질감 때문인지 나는 그녀가 존경스럽다. 당신이 어떠한 감정을 느끼던지 부모님은 부모님으로써의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 '이제 지쳤으니 한 1주동안 너의 부모님이 되지 않겠다'고 말 할수 없는 것이다.

그를 사랑 했냐고 누군가가 물어봤다.
나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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